Home > 신방동성당 > 주임신부님 인사말

주임신부님 인사말


주임신부님 인사말

신앙의 리듬을 회복하는 가정 공동체
신앙의 기본에 충실한 본당 공동체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3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신앙생활에서도 많은 어려움과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도 꿋꿋하게 신앙생활을 해 오신 본당의 모든 형제 자매님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지난 1월 19일 천안신방동 성당에 제8대 주임신부로 부임하였습니다. 따뜻한 마음과 기도로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임 후 첫 주일에 봉헌한 설합동위령미사에서 시작한 미사 전례, 정월대보름에 실시했던 구역대항 한마음 척사대회, 그리고 레지오마리애 주 회합과 사목평의회 산하 제 단체 모임 등 여러 모임과 행사에 참석하면서 저는 하느님을 향한 우리 본당 신자들의 신앙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미사에 임하는 태도와 강론을 경청하는 자세에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한 그동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로 인해 침체됐던 본당의 분위기를 생기 있게 회복하고 다시 활성화하도록 제게 거는 기대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저는 교구장 주교님께서 작년 대림 제1주일에 발표한 2023년 사목교서를 바탕으로 올 한 해, 여러분들과 더불어 하느님 보시기 좋은 본당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해 다음과 같이 본당의 사목지표를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길 청합니다. 오늘은 주님의 파스카 대축일을 준비하는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사순시기 동안 우리 본당 모든 구성원들이 신앙의 리듬을 회복하고, 신앙의 기본에 충실한 공동체로 거듭나도록 특별한 지향을 모아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신앙의 리듬을 회복하는 가정공동체
건강한 몸을 갖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은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운동입니다. 밤낮이 바뀌거나 불규칙하게 과식을 해서 이 리듬이 깨지면 몸이 피곤해지고, 그것이 반복되면 건강에 빨간불이 켜집니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삶의 리듬이 있듯이 영적 생활에도 리듬이 있습니다. 신앙인인 우리가 영혼의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할 기본적인 리듬은 아침기도와 저녁기도, 그리고 주일미사 참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당의 각 가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함께 실천해 주시길 청합니다. 모든 사항을 다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가정에서, 각자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정해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 매일 기도하기: 아침·저녁기도, 성소를 위한 기도,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주모경
2. 매일 성경 한 장씩 읽기
3.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4. 재활용품 분리 배출 잘하기
5. 한 가정 교구 내 사회복지 한 단체 후원하기(월 3천원)

우리는 하느님께서 아니 계신 곳 없이 어디에나 계신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성경 말씀 안에, 성체성사 안에,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한 이웃 안에 하느님은 현존하십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여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 안에 현존하신다고 말씀하시며, 생태 환경을 돌보고 가꾸는 일에 동참을 요청하셨습니다. 생태 환경을 돌보고 가꾸는 것은 너무 거창해 보이고,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막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에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면 가능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재활용품 분리 배출 등이 그렇습니다. 규칙적인 기도로 우리 영혼의 건강과 가정의 평화를 회복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귀찮더라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잘 분류하고, 분리해서 배출하는 작은 습관이 생태 환경의 회복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꼭 많이 가지고 있어야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눌 마음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교구내 사회복지시설에서 있다 보니 후원자, 봉사자들이 얼마나 소중한 분들인지 고마움을 크게 느꼈습니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1만 원도 가정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달에 3천 원은 커피 한 잔 덜 마시면 가능한 금액입니다. 부담이 적은 금액은 중간에 끊지 않고 지속적으로 후원할 수 있습니다. 우리 천안 지역에는 이주 여성들을 위한 교구의 사회복지시설이 세 곳이나 있습니다.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려 이곳부터 후원하면 좋을 듯합니다.

신앙의 기본에 충실한 본당 공동체
신앙은 본질적으로 선교를 지향합니다. 자녀가 있을 때 비로소 어머니가 되는 것처럼, 선교는 어머니인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머니 곁에 모여 있는 자녀들이 그 자체로 아름다워 보이듯이, 어머니이신 교회 안에 사랑으로 모인 우리 공동체의 모습은 이웃에게 그 자체로 선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안에서 기쁘게 살아간다면, 이웃들은 우리의 모습을 보고 하느님 아버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하느님 안에서 기쁘고 감사한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실천사항을 제안합니다.

1. 주일미사 참례하기
2. 구역·반모임 참석하기
3. 신심단체 및 사도직 단체 활동하기
4. 쉬는 교우 찾기
5. 예비신자 입교 권면하기

저는 부임 후 곧바로 본당의 예비신자 교리봉사회를 중심으로 선교분과의 도움을 받아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교리교사가 함께 하는 5년간의 예비신자 교리반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사제가 진행하는 예비신자 교리반은 새 신자뿐 아니라 세례 받은 신자들에게도 문이 열려 있습니다. 그 시간이 이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신자들에게 가톨릭 교리를 더 잘 이해하고 신앙을 깊게 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9월 10일(연중 제23주일)에는 견진성사가 있습니다. 견진성사를 준비하는 교육을 통해 여러 가지 이유로 잠시 쉬고 있는 신자들이 다시 성당으로 돌아오기를 바람은 물론, 그간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해온 기존 신자들에게도 성령의 뜨거운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재교육의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 교구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몸을 이룬다는 사도 바오로의 고백처럼 시노드를 통해 사제, 수도자, 평신도 하느님 백성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여정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몸의 한 지체는 다른 지체의 도움 없이는 온전히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사제는 신자를 필요로 하고, 신자들 역시 사제 수도자와 함께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 안에서 함께 기도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본당 공동체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본당 공동체를 위해 기쁘게 열정적으로 사목할 수 있도록 부족한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길 청합니다. 저 역시 본당의 모든 형제 자매님들과 신자들의 가정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언제나 좋은 것만 보시는 좋으신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가 함께 걷는 이 여정에 은총 내려주시고 강복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아멘.


2023. 02. 22. 재의 수요일에
천주교 천안신방동 성당 주임신부 이윤제 베드로